원피스 축의금 수령인, 방법 [신혼일기] 시누이 결혼식 하객룩

<백만 년 만에 쓰는 유자의 신혼일기>

#시누이 결혼식 #축의금 받는 법 #축의금 받는 사람

2020년이 다가오고 있다.마지막 달인 12월이 다가왔다.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는지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나.올해도 뭘 이뤘을까.다시 한번 돌아보는 타이밍이 된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의 결혼식이었다. 시누이를 부르는 호칭은 ‘아가씨’ 명칭은 ‘시누이’이다.

딸은 그전 주 토요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결혼식에 맞는 하객룩, 옷차림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보통 결혼식에서 결혼한 형제 자매는 한복을 입는다.하지만 난 오빠랑 결혼식도 안 했고 어렸을 때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한복 입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도 따님의 남편 되시는 분의 언니 내외분께서도 한복을 입지 않고 그대로 일반 복장을 입겠다고 하셔서 우리도 단정한 차림으로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다.오예!

시누이 결혼식 하객룩

시누이 결혼식 초대 스타일을 사러 구리 롯데 아울렛을 찾았다.(시누이 하면 왜 새침데기 발음일까?) 나만 그런가?

그동안 열심히 일하며 모아온 롯데 상품권을 탕진하는 날이 온 것이다.상품권은 이럴 때 쓰는 거야.50만원 가량 가져왔다.

하객룩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하객룩에 어울리는 원피스를 몇 장 입어봤지만 맨 처음 입었던 원피스를 결국 구입했다.가장 단정하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 핏이었어.상체는 꽉 잡고 하체는 A라인 핏이라서 내 하체를 잘 덮어줬어 ㅋㅋㅋㅋㅋㅋ

결혼식은 그다지 수수하지 않아서 보통 밝은 베이지색이나 연분홍색 원피스를 입는 것 같은데 나는 전혀 그 색에 끌리지 않았다.그래서 딱 맞아서 마음에 드는 걸 샀어.

남편도 여기저기 양복을 입고 돌아다녔고 결국 톨젠이라는 브랜드로 남편의 양복을 맞췄다.

나는 남성복 브랜드는 잘 모르지만, 토르젠 중에서도 조금 더 young한 라인의 슈트를 보여줘서 오빠와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무한 셔터를 눌렀어. 왜냐면.. 연애 때도 결혼하고 못만났던 남표니 정장입고 으아앙~ 개구쟁이가 되어버렸어. wwwww

트루젠느 수트는 안에 니트를 입고 입어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격식 있는 자리 외에 평소에 입어도 좋을 것 같아서 이 슈트로 골랐다!

우리 옷 고르느라 고생했어ㅠㅠ내 원피스 먼저 사고 오빠 정장 사고 수선하는 시간 30분을 포함해 2시간 만에 빽빽한 하객룩 구매가 가능했다. ㅎㅎㅎ

나는 ‘kenneth lady’라는 브랜드에서 세일해서 18만원에 네이비 주름 원피스를 사왔고, 오빠 정장은 30만원이 조금 넘었다고 생각한다.상품권을 50만원 들고 갔는데 딱 좋은 느낌으로 사왔네.

kenneth lady

역시 돈이 좋아 비싼 옷은 란제리가 다르고 입을 때 딱 무게감이 달라. 돈맛을 조금 본 날. ㅋㅋㅋㅋ 나도 이제 보통 여자가 되어 가는 걸까.

아, 그리고 결혼식장에 도착해보니까 신랑쪽 언니도 케네스레이디 원피스를 입고 있더라. 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기다림은 지루해.

결혼식 당일, 우리는 새벽에 일어났다. 머리를 감을 때 린스는 안되고 샴푸만 해야했고, 얼굴에 화장을 하지 말아야하고, 간단하게 기초만 발라야했다.

오빠가 정장 입고 넥타이를 매는 방법을 몰라서 아빠가 매줬는데, 그 장면이 뭔지 아빠와 아들의 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저 혼자 좀 울컥하는 장면이었다고나 할까. wwwwwwwww

웨딩홀 근처의 헤어메이크업숍에서 시부모님+우리 부부가 헤어메이크업을 받았다.사실 코로나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우리까지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언제 이런 걸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받아봤다.

예약시간은 이른 아침이고 엄마의 메이크업과 헤어가 먼저 시작되었다.엄마가 메이크업을 받아서 예쁜 얼굴이 더 예뻐졌다.

어머니도 처음 받아보는 신랑 신부님의 부모님 메이크업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하셨다.

왼쪽(노메이크업) 오른쪽(메이크업 후)

난 좀 끝난 입술 때문인 것 같아.평소 틴트+매트 스타일이지만 이날은 거의 풀 립에 글로스 스타일이라 더욱 그렇다.

역시 나는 미용실에서 받는 화장은 어색해.어린애가 어른 화장한 느낌.오빠도 내 얼굴을 보자마자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거야.

그래도 한번 경험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평소에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나도 어색해..

평소 눈썹정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메이크업 전에 눈썹을 예쁘게 다듬어 주셔서 예쁘게 그려주신게 최고로 마음에 들었어요!!

남자답게 열심히 멋있게 차곡차곡 매기고 있었다.역시 원본이 좋으니 화장도 잘 돼.형도 눈썹 정리가 신의 한 수였다. 큰 차이는 없지만 메이크업을 받고 나니 조금은 선명하고 예뻐졌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 편한 옷을 먼저 입고 올걸.집에서 원피스 입고 오느라 힘들었네.

엄마도 예쁘게 한복도 차려입었다. 한복 정말 예뻤다머리에 꽃은 장식품도 정말 이뻐!!!

나는 남편과 결혼식장에서 축의금도 받는 사람이 되었다.축의금은 요전에 부탁받은 당황했다.

분명 조심해야 할 부분과 받는 방법이 있을텐데.. 오빠는 자기 스타일대로 축의금을 받는다고 이것저것 찾아보지도 않고 태평한..

나는 불안해서 그 자리에서 서둘러 축의금을 받는 방법을 검색했고, 옆에서 신랑 측 회의를 하는 것도 귀담아 듣고 종합해서 축의금을 받았다.

아니, 이는 상당히 신중하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일이다.보통 받은 축의금은 상대방 결혼식 때 돌려주기 위해 누가 얼마를 줬는지 이런 것들을 빠짐없이 적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다.

축의금 받는 방법은 오빠가 게스트분들에게 인사하고 방명록 안내하고 축의금 봉투 받고 식권 주고

그럼, 나는 축의금장에 미리 숫자를 기입해 두고, 형이 건네준 축의금 봉투를 확인해 장부에 이름을 쓰고, 축의금 봉투에도 같은 번호를 적는다.그리고 축의금 봉투는 순서대로 쌓아 보관한다.

축의금 받는 곳에는 방명록에 쓸 사인펜밖에 없다.장부에 사인펜으로 적기에는 너무 두꺼웠다.그래서 다시 부랴부랴 예식장 직원한테 가서 볼펜 빌리고…..고무줄도 몇개 가져오고..후후..

아무튼 너무 힘들었어.허리를 곧추세우고 앉아 축의금 도둑이 있을까봐 축의금을 지킬지, 장부에 적을지, 하객 인사를 할지, 마지막에는 축의금을 낸 손님의 성함과 식권을 받지 않은 사람의 표시로 총정리해 딸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항상 결혼식에 다녀오면 그날 저녁에 결혼식에 와줘서 고맙다고 연락이 와서 내가 정리해서 보내주면 아가씨가 더 편하게 연락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다시는 축의금 받는 사람 하고 싶지 않아.왜냐하면 예쁘게 화장하고 가서 아가씨랑 사진도 못 찍고 결혼식도 하나도 못 보고 축의금 봉투도 지켜야 되고,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이 못 올라가서 우리가 해봤는데 결혼식도 못 본 게 제일 아쉬웠어.

엄마 곁에서 보살펴 줄 줄 알았는데 축의금 받는 곳에만 계속 앉아 있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는 시부모님 패딩을 받기 위해 축의금을 타느라 바쁘지만 남편은 전에 다니던 교회 목사님께 인사드리러 가면 앨범을 가져가 버렸다.하..남편한테 몇번이고 화내는 날이다..

아무튼 그래도 평생 이런 행사는 언제 할 수 있을까.메이크업도 받고, 축의금도 받아보고, 예식장에 가서 결혼식도 1초도 안 돼 뷔페에서 나온 연어는 사랑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남편이 좀 미웠지만 다행히 결혼식이 끝나 다행이었고 딸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부였다.부디 아름다운 가정이 되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신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