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번째 아래 왼쪽 앞니를 뽑았어 요 며칠 전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해서 어제와 오늘은 꽤 많이 흔들렸다.
나의 강한 주장으로 치과에 가서 빼왔어. 아내는 제외한 유치를 받지 못했다며 불만이라고 한다.
첫째는 신경치료보다 이를 뽑는 게 더 아팠다고 했다.
둘 다 아마 다음에는 치과에 가지 않고 집을 나가겠다고 말할지도 몰라.이빨이 나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빨이 어느새 영구치에 밀려 흔들거리다가 빠지게 되자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 것 같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오래 기억에 남는 날이다.
2. 둘째가 태어나면서 아내는 첫째와 많은 갈등을 빚었다.
빨리 하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는지 더 빨리 뭔가를 처리하고 싶어했다.
그런 아내의 눈에는, 제일의 느긋한 식사는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것은 아닐까. 며칠째 밥 먹는 시간에 감정이 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딸이 유치원에 다녀와서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계획표 세우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엄마는 가위질을 잘하니까 자르는 걸 도와주고, 자기는 하루 계획표를 짜고, 나는 옆에서 틀린 게 있으면 가르치는 걸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왜 계획표를 세우고 싶냐고 물었다.
그러면 계획표를 세우고 계획대로 되면 밥을 빨리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나는 계획표를 세우고 계획표대로 밥을 빨리 먹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내와의 갈등에 대해 혼자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하여 그날은 둘째를 조금 늦게 재우기로 하고 평소 같으면 자는 시간까지 안자고 같이 둘째 계획표를 짰다.
계획표를 작성해도 첫 번째 식사시간이 현저히 줄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기특했던 것일까. 물론 먹는 시간도 줄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서 하루는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빨리 먹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첫 번째가 직접 잘라서 만든 첫 번째만 알 수 있는 글씨로 쓴 계획표 www
아내가 보조배터리에 연결해 쓸 작은 스탠드를 하나 찾아왔다.
그렇게 된 후 나는 큰아들을 눕히는 날이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큰아들에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3권씩 골라서 읽어주는데 요즘 첫 번째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집에 있는 역사책과 도서관에서 빌려온 역사책을 골라서 침대로 가져온다.
그러면 나는 책의 내용을 조금 각색하면서 (그대로 다 읽어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단어가 좀 어렵기도 해서 대충 생략하고 대충 단어를 풀어 설명하면서 읽는다) 읽는다.
그러면 첫 번째는 눈이 감겼다 감겼다 하면서도 내용을 다 듣고 잠이 든다.
책 읽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아했는지 요즘은 아내하고 이따가 누구하고 잘래?라고 물으면 책 안 읽어주는 엄마보다 책 읽는 아빠하고 자고 싶다고 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엄마랑 잔다고 했는데 지금은 아빠랑 잔다고 하니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좋다.
오늘은 어린이 삼국유사 책 한 권과 어린이 조선왕조실록 책 두 권을 읽어드렸다.
책을 읽어주니 나도 기쁘고, 첫째도 기쁘다.
나는 항상 옛날이야기를 만들어야 했던 부담(?)이 사라져 좋아하고, 첫째로 내가 옛날이야기를 해주기가 힘들 때 핑계를 대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 없어서 내가 골라오면 아버지가 옛날이야기처럼 책을 읽어주기 때문에 서로 좋아한다.
진작 이렇게 해줄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내일은 도서관에서 대출받은 책을 반납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내일 첫 번째랑 도서관에 가서 밤에 읽어줄 책을 같이 골라오자.
첫째, 에너지가 항상 넘친다.
각성 상태랄까? 목소리도 크고 항상 들뜬다.
그리고 느긋하다.
서두를 게 별로 없어 그것들이 아내와는 어울리지 않아 최근 충돌이 잦다.
아내는 조용하고, 빨리 해야 하는데 첫 번째와는 완전히 상극이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누가 잘못했나, 누가 잘못한 것은 없다.
다만 서로 너무 달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뿐이다.
서로 맞춰야 하지만 아직 일곱 살짜리 첫 아이에게는 누군가를 맞춘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예민한 아내가 맨 위에 대하기도 쉽지 않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시간을 갖고 맞춰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다 보면 분명 한 걸음 성장한 서로를 바라보며 더욱 화목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옆에서 적당히 중재하면서 두 사람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얼굴과 행동에서 쏟아지는 귀여움으로 모두를 힐링시켜주는 역할이면 충분할 것 같다
더 크고, 더 화목하게 지내는, 그런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래.